지덩기당징 울려라 거문고 소리
이 한밤을 멋으로 채워라 달빛이 좋구나 예서 놀아보자
오늘은 네가 내 각시로구나
더덩지덩 거문고 가락에 취하고 어스름 달빛에 취한다
대장부 인생 무엇이 더 필요하랴
그 누가 세월을 붙잡아 천년을 살까 어찌 이 밤 놀지 않으랴 한량아
지덩기당징 울려라 거문고 소리
이 한밤을 흥으로 채워라 꽃잎이 곱구나 예서 취해보자
세월의 곤함을 풀어나 보자
더덩지덩 부귀와 영화가 덧없고 흐르는 강물이 덧없다
대장부 인생 무엇이 더 아쉬우랴
그 누가 세월을 붙잡아 천년을 살까 어찌 이 밤 놀지 않으랴
거문고 가락에 취하고 어스름 달빛에 취한다
대장부 인생 무엇이 더 필요하랴
그 누가 세월을 붙잡아 천년을 살까 어찌 이 밤 놀지 않으랴 한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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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탁의 ‘한량가’ 감상평
영탁의 한량가는 전통적인 한량의 풍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곡으로, 흥겨운 가락과 자유로운 삶에 대한 찬양이 돋보인다. 노랫말 속에는 대장부의 기개와 운명에 대한 체념, 그리고 순간을 즐기려는 태도가 조화롭게 담겨 있다.
1. 전통과 현대의 조화
가사의 첫 부분에서 “지덩기당징 울려라 / 거문고 소리 / 이 한밤을 멋으로 채워라”라는 구절은 전통적인 놀이판의 분위기를 상기시킨다. 여기서 ‘지덩기당징’이라는 의성어는 장단을 강조하며, 마치 흥겨운 풍류객들의 잔치를 연상하게 만든다. 특히 거문고 소리를 언급하며 전통 악기의 운치를 더하는데, 이는 현대적인 트로트 장르와의 결합 속에서도 전통적인 정서를 잃지 않으려는 시도로 보인다.
2. 풍류와 낭만, 그리고 허무
노래는 단순한 흥겨움만을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세월의 덧없음과 인생의 허망함도 내포하고 있다. “부귀와 영화가 덧없고 / 흐르는 강물이 덧없다”라는 가사는 유한한 인생 속에서 집착을 내려놓고 현재를 즐기자는 철학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는 ‘한량’이라는 존재가 단순한 방탕한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속세의 욕망에서 자유로운 존재임을 강조한다.
이러한 태도는 조선시대 한량들의 풍류 정신과 닮아 있다. 이들은 학문과 무예를 익히면서도 세속적인 성공보다는 예술과 놀이를 즐겼다. 노래 속 주인공 역시 “어찌 이 밤 놀지 않으랴”라고 외치며, 현실의 무게에서 벗어나 찰나의 순간을 즐기려 한다.
3. 자연과 함께하는 인생
노랫말 곳곳에 등장하는 자연 요소도 주목할 만하다. “달빛이 좋구나 / 예서 놀아보자”와 같은 표현은 자연 속에서 풍류를 즐기는 모습을 그린다. 이는 인간이 인위적인 욕망보다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때 진정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전통적인 사상을 반영한다.
또한, “꽃잎이 곱구나 / 예서 취해보자”라는 구절은 단순한 향락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여유를 찾고 세월의 흐름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여준다. 이는 현대 사회의 바쁜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도 여유와 쉼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4. 음악적 요소와 감성적 울림
이 곡은 단순히 가사뿐만 아니라, 음악적 요소에서도 한량의 흥과 멋을 잘 살리고 있다. 경쾌한 리듬과 반복적인 후렴구는 청중이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도록 만들었으며, 이는 마치 민속놀이판에서 자연스럽게 흥을 돋우는 장치와도 같다.
특히, “거문고 가락에 취하고 / 어스름 달빛에 취한다”라는 가사는 노래를 듣는 이들까지도 마치 풍류객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음악과 가사가 하나 되어 청중을 한량의 세계로 초대하는 것이다.
5. 결론
영탁의 한량가는 단순한 흥겨운 노래를 넘어, 인생에 대한 철학과 자연 속에서의 자유를 담은 작품이다. 세속적인 성공에 연연하지 않고, 순간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태도는 오늘날 현대인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결국, 이 노래가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인생은 유한하고, 부귀영화도 결국은 덧없는 것. 그러니 현재를 즐기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자는 것이다. 이러한 한량의 정신이야말로 우리가 잊고 살았던 여유와 흥을 되찾게 해주는 중요한 가치가 아닐까.
한량가 듣기
https://youtu.be/q2HJfOiBE0E?si=wK2gO49P5SjMjUR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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