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실개천 콘크리트 둑에서 살아가는
담쟁이.
그에게도 빨갛게 가을이 왔다
담쟁이의 가을
실개천 콘크리트 둑,
차갑고 거친 벽에서
살아온 담쟁이.
그에게도 가을이 왔다.
바람이 붉은 입맞춤을 남기고,
햇살이 금빛 손길로 어루만지니
조용히 타오르는 잎새 하나,
바람 따라 흔들리는 그 모습이
마치 오래된 편지처럼
누군가에게 가닿을 듯하다.
비록 뿌리 내릴 흙 한 줌 없을지라도,
가을은 그를 외면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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