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발로 파도를 밟으며 걸어 간다
차가운 바다가 발가락 사이로 스며든다.
서늘한 바람은 쉼 없이 불어와
내 온몸을 감싸고,
나는 그저 우두커니 멈춰 섰다.
빗방울은 바다 위에서 춤추는 듯
수많은 물결을 만들어내고
저 멀리 우산을 쓴 사람들은
바삐 갈 길을 잰다.
갈 곳도, 만날 사람도 없지만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어쩌면 아주 오래된 그 사람을
만나러 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고요한 바다에서
쓸쓸함이 밀려오는 오후의 가을
나는 그저 젖어가는 길을
터벅터벅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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